시 창작
팔찌
위차
2021. 3. 23. 12:50
팔찌
정 예 찬
남미의 어느 길
전통 팔찌를 만든다는 늙은 집시
그가 앉은 나무의자와 같던 손
오른쪽 실은 가만히
왼쪽 실이 다가오면 오른쪽 실을 돌아보게
그게 가는 길로 돌아오는 그게 팔찌란다
이방인과 인연을 하나 엮어
자신의 살에 매듭을 새기고
끈이 되는 과정
어디를 가도 다시 돌아오는 그게 집시란다
엉킨 삶은 풀어지지도 끊어지지도 않아
난 오랜 시간을 인연을 꼬아보려
그를 기다렸어
바람이 들어 늙은 집시
제 자신의 끈에 마감질을 했어
전통팔찌를 만드는 집시
이제는 팔러갔는지
바람만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