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1 호박 호박 정예찬 할머니 집을 마지막으로 간 날 그 많은 호박이 언제 할머니 집으로 전부 들어갔는지는 몰랐다 조금씩 들어온 호박들은 그 조그마한 집 구석구석에서 얼마나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는가를 말하고 있었다 나는 다른 것들을 가지겠다는 가족들의 이야기라는 것들이 오갈 때 그것들을 조용히 들었다 호박의 무게마다 집 비어있는 구석구석마다 목을 빼도 보지 못한 그리움을 가지며 하루를 보냈다 호박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면 쓸모없는 것들이라며 씨앗을 긁어낼 것이다 그리고 비어있어도 부드러운 속을 보여줄 것이다 2021. 3. 24. 이전 1 다음